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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에게 바란다
[기고]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에게 바란다
/강병중 넥센타이어·KNN 회장

한국 자본시장을 이끌어 갈 수장에 뽑힌 정지원 KRX 이사장에게 먼저 축하를 드리며
몇 가지 당부하고자 한다.

통합거래소인 KRX가 부산에 자리한 지 13년이 되었고
다섯 분의 이사장이 거쳐 갔으나 부산에 위치하게 된 역사적 의미는 갈수록 퇴색되었고,
법률로 정해진 사회적 합의는 휴면화된 지 오래되었다.

KRX 본사와 그의 파생상품시장본부가 부산에 위치한 것은
여타 금융기관이 있는 것과는 기본적으로 다르다.
즉 한 나라의 자본시장을 운용하는 거래소가 소재한 지역에는
거래체결 시스템을 이용하고자 하는 투자금융회사들이 구름떼같이 몰려
금융클러스터가 자연스레 형성되어 왔다.
더더욱 백만분의 몇 초의 속도 차이를 앞서기 위해
기필코 거래소 주변에 머무는 것이 절대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세계 여타의 거래소가 있는 도시들은 이런 시대상황에 따라
금융중심지의 위상이 강화되어 왔는데 반하여
부산은 오히려 통합이전에 있었던 선물회사들마저 서울로 떠나버려
부산의 금융클러스터는 공동화된 지 8년 이상 되었다.
지금 부산은 금융중심지이지만 실제로 금융투자회사가 전무하므로
사실상 금융중심지라고 할 수 없다.
앞으로의 과제는 KRX 새 이사장과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이러한 간극을 속히 일치시켜야 한다.

선물거래법 및 2000년 12월에 개정된 시행령과
2003년 6월 작성된 합의서 및 계약서가 제대로 집행·이행되고 어떤 왜곡이 없었다면
지금 문현 금융단지는 빈 땅이 없을 정도로 민간회사들로 넘치고
많은 젊은이가 직장을 찾아 부산을 떠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선물거래법이 제정된 직후인 1996년 2월부터 '선물거래소 부산 유치위원회'를 결성하여
약 3년 동안 시민들과 함께 부산 유치운동을 전개했던 필자로서는
1999년 4월 선물거래소가 부산에 개장되자 감개무량했던 게 사실이다.
부산도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국제금융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2005년 증권거래소와 선물거래소가 통합하여 한국거래소로 이름을 바꾸고
그 본사가 부산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2009년에는 부산 문현지구가 특화(해양·파생상품) 금융중심지,
서울 여의도지구가 종합 금융중심지로 지정되었다.

선물거래소가 부산에 설립된 지 18년이나 지났지만
문현지구에 BIFC가 세워진 것 이외에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한국거래소의 본사만 부산에 위치하고 있을 뿐,
시장운영의 핵심기능과 주요 업무는 여전히 서울에서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물론 국내 파생상품 관련 민간회사도 전혀 없다.
1990년대 국토종합개발계획에 따라 부산은 금융산업에 특화되도록 지정되었고
그 일환으로 거래소가 유치되었으나 근 20년간 특화산업농사가 열매는커녕
여태껏 꽃도 피워 보지 못했다.

실상이 이렇다 보니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된 '자본시장 개정법안'에
거래소 본사를 어디에 두느냐는 갈등이 야기됐을 때
부산의 경제인들과 시민단체가 서울 이전을 강력히 반대했던 것이다.
옛 선물거래소든 지금 한국거래소든 자본시장을 육성하면서
동남권의 금융산업 발전을 견인하여 국토균형발전을 이루라는 취지였다.

수년간 누적된 문제들을 부산 출신 새 이사장이 반드시 해결하기를 기대한다.
부산시민들은 세계 각국의 거래소가 있는 도시처럼 기본 기능을 빼돌리지 않을 것을 바란다.
그리하여 우리나라 자본시장 발전을 이루고
왜곡된 부산 금융중심지의 기능을 바로잡는 성공한 이사장이기를 소망한다.


2017년 11월 8일 부산일보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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