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불교실업인회 20주년 기념식-

부산불교실업인회가 벌써 20주년이 됐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 모임을 처음 만들었을 때 함께 했던 분들 가운데 지금은 보이지 않는 분들도 있어, 불경에 나와 있는 것처럼 그야말로 우리 인생이 한조각 구름인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초창기부터 부산불교실업인회에 관계하게 됐던 것은, 초대회장을 맡은 뒤 내리 4번을 연임하다 작고하신 고 김정태 태화쇼핑 회장의 권유 때문이었습니다. 그 때는 사업을 하느라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때였지만, 김회장의 돈독한 신심과 열정에 이끌려 동참을 했고, 국내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불교실업인 모임은 뭔가 달라야 하지 않겠느냐며 몇 번이나 함께 의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전국에서도 부처님을 따르는 불자들이 가장 많은 부산에서 생겨난 우리 부산불교실업인회는 뜻있는 회원들이 기금을 모아 불교TV방송을 만드는 등 재가 불자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특히 고 김정태 회장은 자신 소유의 사찰 옆에 방송국 부지를 준비하고 허가까지 받았으나 뜻밖의 일로 운영을 남에게 양보하면서 “영남을 대표하는 불교방송국이 생긴 것만으로도 족하다. 내가 운영을 하지 않으면 어떤가”라고 했습니다.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한 분이셨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회원들은 또 국내는 물론 해외에 있는 사찰을 같이 찾아다니며 불심을 키웠고 유대와 친목을 도모할 수 있었습니다.
부처님을 찾는 길에 회원들끼리 저절로 친해졌고, 같이 예불을 하면서 깊은 정을 나눌 수 있었던 것 또한 불가에서 말하는 인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업과 관련된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조언을 해주기도 해서 사업상 도움을 주고받는 일도 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부처님 앞에 서면 인간이란 존재는 얼마나 왜소하고 초라합니까. 산사에 부는 바람 한 줄기에도 경건함을 느끼면서 속세에 찌든 육신과 헝클어진 생각을 바로 하고, 감사의 마음을 배우고 마음의 편안함을 얻을 수 있었던 것 역시 부산불교실업인회 회원 모두가 하나가 되기 위한 노력과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하겠습니다. 
우리 회원들께서는 사업 때문에 언제나 바쁘시지만, 부산불교실업인회의 좋은 전통과 끈끈한 정을 더 공고히 하시고, 아울러 부처님 법을 따르면서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시기를 소원합니다.
회원 여러분 모두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있으시길 빕니다.
  
강병중 넥센타이어(주) KNN 회장                                 
 
(2011. 3. 24 부산불교실업인회 20주년 기념식 축사 - 釜山佛敎實業人會 二十年史 1991~2010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