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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농촌에 세우는 큰 타이어공장

    
<2012년 2월8일 국제신문 CEO 칼럼>
 
그동안 큰 공장을 여러 번 지어봤지만 경남 창녕 타이어공장만큼 많은 시선을 끌었던 공장은 없었다.
"왜 땅값 싸고 인건비도 적게 드는 외국에 짓지 않고 국내에 세우느냐"며 다들 의아하게 생각했다. 비수도권의 농촌지역에 대단위 공장이 들어선다는 것 자체가 전국적 화제가 됐고, KBS에서 특집 편성을 하는 등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그런 공장이 이달 중순부터 부분 가동이 되고, 3월 초에는 정상 가동된다. 15만 평 부지 위에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세우는 이 공장은 최첨단제품을 생산하면서, 계속 증설돼 4~5년 후에는 매출 2조 원을 기록하게 된다.
이 공장에서만 하루 6만 개, 연 2100만 개의 타이어를 생산할 계획이다. 여유 부지에 생산시설을 추가 설치해
생산량을 더 늘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사실 공장을 어디에 지으면 좋을까 싶어 외국도 살펴보았고, 국내에서도 이곳저곳을 알아보았다.
그러고 나서 최종적으로 창녕을 선택했던 것은 이제는 우리가 굳이 해외공장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 국가브랜드가 크게 높아져 '메이드 인 코리아'가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치고 있고,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의 제품에 비해 훨씬 비싼 가격에 팔 수가 있게 된 것이다.


동남아 등지에 공장을 지으면 땅값 임금 건축비 등이 적게 들어가지만, 그만큼 관리가 어렵고 불량률이 높다.
또 해외공장에서 제3국으로 수출할 경우 국내서 만든 제품보다 10~15% 싸게 팔아야 한다.
단 특정 국가의 시장을 개척하려 할 때는 현지공장을 지어야 하는데, 넥센도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해 칭다오에
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창녕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이 해외공장보다 더 높은 수익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첨단설비를 갖추는 등 효율성을 높여 고가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최첨단기계를 설치하기 위해 전 세계의 설비업체를 둘러보고 나서 독일의 하버그프로이덴버그(HF), 네델란드의 VMI 등 유럽의 유명업체 제품을 도입하기로 했다.
종전까지 국내 타어어공장의 설비는 거의 일본 일변도였다. 그러나 이를 다변화해서 보다 최신설비를 갖추어 보자고 마음 먹었던 것이다. 유럽 기계를 들여오면서 알게 된 것은 일본이 의외로 기술제휴 등을 통해 유럽으로부터 기술 지원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유럽 기계는 성능이 뛰어나면서 가격도 일제에 비해 저렴했다.
특히 한.유럽 FTA 체결로 8%의 관세 혜택을 받은 것은 계획 단계에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창녕공장에 들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책임감이다. 그만큼 지역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전인데도 주변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 2009년 8월 창녕 공장을 세운다고 발표한 직후부터 인근 땅값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주변 지역의 땅값이 두세 배까지 올랐다. 언론 등에서 발표하는 자료에도 창녕의 땅값 상승 원인에 거의 빠짐없이 넥센타이어 공장이 들어있다.
지역사회에서 가장 큰 관심을 갖는 신입사원 채용은 지난해 300명을 선발한 데 이어 올해 400명을 뽑을 예정이며, 향후 약 5년간에 걸쳐 창녕공장에서만 2000명을 뽑게 된다. 주변에 협력사가 오게 되면 일자리는 훨씬 늘어나게 될 것이다.
창녕의 현지 인력을 우선적으로 채용해서 취업률과 주민 소득을 높이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려고 하고 있다.


창녕에 공장을 세운 것은 부울경 광역경제권 발전을 주장해 왔던 사람으로서 가능하면 이 지역에 공장을 세우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현 정부 들어 제정한 산업단지특별법 덕분에 2~3년씩 걸리던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7개월 정도로 줄였고, 적절한 가격으로 용지를 구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지자체의 적극적인 기업 유치는 공장 설립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공장을 세우면서 내린 결론은 이젠 유명 그룹과 대기업들도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큰 공장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세계 각국의 화두인 일자리 창출과 국가발전에 직결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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