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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경남도 100만 도시 만들어야 한다

 
<2011년 1월31일 경남일보 특별기고>


가끔씩 들르는 고향마을 풍경은 초등학생 때 보았던 수십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조상대대로 살아왔던 진주 이반성면의 넉넉한 인심과 따뜻한 정도 변함없이 그대로여서 고향을 찾을 때면 나이를 잊고 동심으로 돌아가곤 한다. 그러나 잠깐 머무르다 떠나올 때면 늘 가슴 한 쪽이 허전하다. 그 많던 청년과 학생, 어린이들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떠난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고향이 활기를 되찾을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해보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부산 울산 경남 3개 시?도 광역의원들의 화합행사에 초청을 받아서 1시간여 강연을 하면서 “내 고향 진주가 너무 낙후돼 있다. 인근 지역과 통합하고 대규모 국가산업단지를 유치해서 100만 도시를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했다.
뜬금없이 한 이야기가 아니고, “부산?울산?경남은 뿌리가 같으니까 하나로 뭉쳐야 하고, 그렇게 해야 사람 돈 정보 등 모든 것이 한 곳에 모이는 수도권에 대항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부울경 하나 되기’ 주장을 하면서 했던 말이었다.


예전의 경남처럼 부울경이 다시 하나가 됐을 때, 서부경남의 대표도시인 진주가 부산 울산 창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어야 하고, 하나가 된 부울경은 울산 부산 창원 진주 등 4개 대도시를 축으로 해서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인구 100만 대도시가 쉽게 만들어질 리는 만무하다. 인근 지역과 통합도 해야 하고, 끊임없이 일자리를 만들면서 인구를 늘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켜야 하는데, 이것이 말처럼 쉬울 턱이 없다.
그렇기는 하지만 가장 빠른 길을 찾는다면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즉 공단을 만들고 대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울산시나 창원시도 그렇게 국가산업단지를 기반으로 해서 각각 인구 100만명이 넘는 대도시를 만들었다.
거제시도 공단에 조선소를 지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수도권 집중도 따지고 보면 공단 때문이다.


진주권도 대기업과 국가산업단지 등을 유치해 인구 100만 대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도청을 품에 안고 있었던 서부경남 대표도시로서의 자존심이고, 권리이기도 하다. 지금 진주 사천에 ‘경남항공국가산업단지’가 추진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땅이 모자라면 매립을 해서라도 대규모 국가산단을 만들어야 한다. 국가산단 유치도 그렇지만, 지역통합도 쉬운 일이 아니다. 세계 어느 지역에 있는 지자체들이라도 합쳐질 때는 지역주의와 세수 등 경제적, 사회적, 정서적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기 마련이어서 단기간에 융합되기는 힘들다. 마창진이 합쳐진 통합창원시만 하더라도 이 문제가 논의되고부터 성사가 되기까지 약 20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와 도시지역, 도시와 농촌지역의 지자체들끼리 합쳐져 더 큰 경제권을 형성하고, 또 광역지자체들끼리 합쳐져 더 큰 광역경제권 만들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왜 지자체들이 독자적 생존과 발전보다는 합치는 길을 택하고 있을까? 단일 지자체의 힘만으로는 여러 가지 기능에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안주를 하면 타 지역에 밀려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근지역과 연합하거나 통합해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효율을 높이고, 자율적이고 강력한 경제기반을 구축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차 자주 찾는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일본 간사이(關西)지방은 일본 제2의 경제권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도쿄를 중심으로 한 간토(關東)지방과 격차가 자꾸 벌어지니까, 지난해 말에 광역지자체들인 7개 부(府) 현(縣)이 힘을 합쳐 더 큰 광역단체인 ‘간사이광역연합’을 일본 최초로 만들었다. 간사이광역연합은 산업진흥 관광 문화 의료 환경 등 주로 주민생활과 직결된 7개 분야의 행정사무를 공동으로 담당한다. 국제행사 때는 오사카 교토 고베 등 개별 도시 이름보다는 ‘간사이’ 란 명칭을 사용하고, 정부와의 문제에도 공동 대처한다. 인구 차이도 크고 산업구조도 다른 지자체들이 도쿄 집중을 막으면서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간사이는 하나다!’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간사이뿐 아니라 지역이 연대해 경쟁력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전 세계적 시대 조류가 되고 있다. 부울경도 힘을 합쳐야 하고, 진주권도 100만 도시로 만들어야 타 지역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됐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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