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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를 활짝 열린 도시로

<2012년 10월 5일 경남일보 특별기고>


필자의 고향은 진주지만, 사는 곳은 부산이다. 부산이 경남에 속해 있던 시절에 부산에 와서 지금껏 생활하고 있다. 진주 출신 향인들이 부산에만 약 30만명이 살고 있는데, 재부산진주향우회 등이 중심이 돼 ‘진주 출신’과 ‘진주 사람’의 모임도 비교적 자주 갖는 편이다. 그러다 보면 진주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두 세 달 전에 진주상공회의소 회원들과 재부산진주향우회 회원들의 친선모임에서는 부산에 있는 향인들이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진주-부산 발전위원회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부산 쪽의 발전위원회가 만들어지면 향인들이 더 많고, 영향력이 더 큰 서울 쪽에서도 발전위원회가 만들어질 것이고, 고향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등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런 모임에서 간혹 ‘진주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모두 공감을 한다. 만약 지역의 개성이나 특성, 정체성 등으로 순위를 매긴다면 진주는 틀림없이 전국 도시 가운데 최상위권에 들 것이다. 진주뿐 아니라 서부경남도 개성이 뚜렷하다. 그러나 진주와 서부경남이 이 소중한 역사와 전통, 개성과 특성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가 하는 점에서는 많은 의문이 든다.
진주가 과연 전통을 기반으로 지역의 힘을 한 곳에 모아 늘 새로운 가치와 문화를 재창조하는 도시인가? 새로운 일자리를 자꾸 만들어내는 생산적 도시인가? 하는 물음에는 답변이 망설여진다. 혹시 전통과 보수가 다양성과 변혁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는 것이 아닌가? 또는 개방적이고 열린 도시로 가는 길에 장애가 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걱정을 할 때도 있다.
필자가 어렸을 때 경남이란 행정구역에는 현재의 부산 울산지역이 함께 들어있었다. 그리고 도시는 진주, 마산, 부산 이렇게 세 곳뿐이었다. 진주 마산 부산은 각각 경남의 서부 중부 동부를 대표했고, 그래서 경남은 균형을 이루며 발전할 수 있었다. 지금은 동부와 중부만 발전해 있고, 서부는 그대로다. 서부경남은 오히려 인구가 줄고 있다.
진주는 예전부터 교육 문화도시임을 자랑스럽게 여겨왔다. 그런데 교육 문화도 지역 생산성이 받쳐주지 않으니까 빛이 나지 않는다. 지금은 딱히 교육 문화도시를 강조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교육에 대한 지역의 관심 하나만 놓고 본다면 거창이나 창녕 쪽의 열의가 진주 못지않다. 문화도 그렇다. 부산 창원 울산 등 인구 1백만명 이상의 대도시들도 하나같이 문화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다른 지역이 이렇게 장족의 발전을 하는 동안 진주와 서부 경남의 원래의 자리를 지키지도 못했다. 진주가 이렇게 침체된 원인은 무엇일까? 지역이 나빠서도 아니고, 땅이 없어서도 아니다. 또 인물이 없어서도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명확한 답은 얻기 힘들지만, 지나친 보수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만은 분명하다고 모두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다행히 근년 들어 진주의 문이 조금씩 열리면서 지역의 전체 분위기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11개 공공기관의 이전이 본격화 돼 혁신도시가 만들어지고, 뿌리산업기술혁신센터가 들어서고 있다. 또 GS 등 대기업 계열사와 유망중소기업도 계속 유치되고 있다.
진주와 서부경남에는 아직 큰 국가공단이 하나도 없지만, 진주가 문을 지금보다 더 활짝 열고 기업을 받아들이면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해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웃 지방자치단체들과도 마음을 열고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으면서 공동발전을 해야 한다. 대단위 공단 조성과 같은 큰 사업을 하면 정부와 경남도가 도와주고, 이웃에 있는 지방자치단체들도 도와줄 것이다. 많은 지원금과 보조금을 주면서까지 수도권 및 타지역 기업을 적극 유치하고 있는 전북과 충북의 사례도 눈여겨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고향을 위해 한 일이 별로 없는데 올해 진주시민상을 수상하게 됐다. 미력하나마 여생을 고향 진주를 위하는 일에 힘쓰고 싶다. 그리고 진주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가는 일에 출향인들과 함께 동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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