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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방선거를 보고

지난 9일 일본에서 실시된 도쿄도와 오사카부지사 선거 결과는 오는 6월 4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는 생각이 든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도지사에 당선된 아오시마 유키오와 오사카지사에 당선된 요코야마노크는 모두가 무소속 출신으로 일본 제1, 제2 도시의 장으로 선출된 것이다.
특히 두 당선자들은 정당의 자금력과 조직력도 없이 <돈 안 쓰는 정치>를 외치며 유권자들을 파고들어 정당 공천자들을 누른 것이다.
오는 6월 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여야 정치권은 후보자 지명 등 선거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선거를 치러야 할 국민들의 속마음은 어떠할까.
아마 족집게처럼 집어낼 수는 없지만 기성정치판에 대한 식사함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걱정스러운 것은 요즘은 각종 모임과 행사에 참석하여 듣는 얘기들이 우리사회 현실에 대해 듣기 거북할 정도의 자탄과 자조 섞인 대화가 많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같은 종류의 목소리는 따지고 보면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과 실망, 빈번한 강력사건들에 대한 불안심리, 모래성 쌓기씩 경영으로 인한 기업의 명멸 등 사회적 병리현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달 초 우즈베크와 카자흐를 방문한 일이 있다. 국립 동카자흐대학에서는 1만여명의 학생 앞에서 한국의 경제성장에 관한 강연회도 가졌다.
이러한 기회는 나라안에서는 우리의 모습이 작아 보이지만 나라밖에서는 한국이 대단한 국력을 지닌 것으로 비쳐지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독립했으면서도 경제는 아직도 모스크바만 바라보고 있는 이 나라들을 보고 빵이 없는 정치가 얼마나 공허한지 실감할 수 있었다.


4대 지방선거를 향해 뛰는 정치인 또는 후보자들에게 부디 일본 유권자들이 보여준 기성정치판에 대한 반란의 역풍이 현해탄을 넘어 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도록 당부하고 싶다.

(1995. 4. 22.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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