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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삶과 꿈] 부산 경제 초라한 성적표 바꾸기

[CEO의 삶과 꿈] 부산 경제 초라한 성적표 바꾸기


/강병중 넥센타이어·KNN 회장




삼성자동차가 부산에 유치된 지 올해로 꼭 20년이 되었다. 19944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하면서 삼성차 부산 유치 운동을 주도했던 필자로선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 시절 부산은 대기업들의 역외 유출로 산업공동화 현상이 심각한 상태였다. 지역 내 총생산(GRDP) 성장률과 경제성장률은 전국 시·도 가운데 꼴찌를 기록할 정도였다. 그만큼 자동차산업 유치가 절실했다.



부산 매출 1위 르노삼성, 전국 117



하지만 정부는 과당 경쟁을 이유로 신규 자동차 회사 허가에 난색을 표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부산상의 회장단은 탄원서를 제출하고 시민단체들과 함께 서명운동을 벌였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19982SM5가 출시되었지만 이번에는 IMF 외환위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대우전자와 빅딜설이 나도는 등 숱한 고비를 넘긴 후에 르노삼성자동차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을 할 수 있었다.



그런 르노삼성차가 지난해 매출 33천억 원을 달성해 부산지역 기업 가운데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협력업체까지 포함해서 1만 명이 넘는 고용을 창출했다. 이뿐만 아니라 녹산 신호공단에 협력업체들이 들어서면서 기계산업이 부산 제조업의 7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성장하였다. 자동차산업의 파급효과가 현실로 입증된 셈이다.



하지만 아쉬움도 많다. 올 들어 10월 말까지 누적 판매량이 현대차(400만 대)와 기아차(249만 대)에 비하면 비교조차 힘든 124천 대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공헌 활동도 기대에 못미친다. 정부를 상대로 약속했던 '동반성장 출연 약정금' 50억 원을 아직은 내지 않고 있다. 르노삼성차 구매 캠페인을 전개했던 부산시민들로선 섭섭한 마음이다. 물론 프랑스, 인도, 일본, 러시아, 그리고 최근엔 중국까지 진출한 글로벌 기업이라 한국 부산의 르노삼성을 중심으로 경영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르노삼성의 현실은 연간 50만 대 생산, 매출 10조 원(연관산업 포함) , 고용 창출 15만 명이라는 유치운동 당시의 기대치와는 거리가 멀다.



지난 7일 광주시는 '제조업 르네상스 실현을 위한 자동차산업밸리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노사민정(勞使民政)이 대타협을 통해 미래의 먹거리를 준비하겠다는 각오로 예산 8300여억 원을 들여 자동차산업밸리를 조성하고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그룹과 손잡고 향후 100만 대까지 생산하겠다는 포부다. 르노차가 연간 20만 대도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부산의 입장에선 부럽기 그지없는 일이다.



향토기업 사랑, 르노 측이 화답할 때



최근 서병수 부산시장이 관용차를 'SM7 노바'로 바꾸어 화제를 모았다. 때맞춰 부산 시민단체는 지역 기관장이나 지도충 인사들에게 르노삼성차 타기를 권유하는 편지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부산 시민들의 눈물겨운 '향토기업 사랑'에 이제는 르노삼성 측이 화답할 차례다. 투자를 확대하여 신차종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생산라인을 증설하여 일자리 창출로 부산 경제에 기여해야 한다.



서 시장 역시 관용차 1대를 바꾸는 데 그쳐선 안 된다. 르노삼성차가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카를로스 곤 회장과 프랑수아 보로보 사장을 만나 애로 사항을 청취한 후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해 주기 바란다. 필요하다면 부산시청 내에 지원팀이라도 만들어야 할 것이다.



현재 국내 매출 1천대 기업 가운데 부산기업은 고작 38개에 불과하다. 부산 1위라는 르노삼성차는 전국 117위에 그치고 있다. 부산 경제의 이처럼 초라한 성적표를 바꾸려면 부산시가 나서고 부산시장이 앞장서야 하는 게 아닐까.





-부산일보 20141121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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