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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창조 공장`과 일자리 창출

[기고] `창조 공장`과 일자리 창출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


'오포세대'가 국립국어원이 선정한 2014년 신어(新語)에 포함돼 공개됐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보다 더 심한, 인간관계와 내집 마련을 포기한 세대를 지칭한 말이다. 각종 매체에 얼마나 자주 등장했으면 국립국어원이 새로운 말로 인정한 것일까.


얼마 전 제주도의 한 야영장 텐트 속에서 20, 30대 남자 네 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의 수사 결과 그들은 번개탄을 피워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21세부터 40세까지 청년 자살자는 3587명으로 전체 자살자의 25.9%를 차지했다. 젊은이들이 왜 세상을 등지려고 했는지 동기는 제각각이겠지만, 전문가들은 20118.5%에서 지난해 11%로 늘어난 청년실업률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지난달 하순 청와대 '고용 우수 100대 기업' 관계자 초청 오찬에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일자리야말로 국민 행복을 이루어 가는 첫걸음이고, 지속적 경제성장과 국가발전을 이루는 토대"라고 강조했다.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드는 기업이 애국 기업"이라며 참석한 기업 대표들에게 "한 분 한 분 다 업어드려야 할 분"이라고 격려했다.


필자는 이 자리에서 "왜 공장을 해외에 건설하지 않고 국내에 증설했느냐"는 대통령의 질문을 받았다. 2010년 착공해 20121단계 증설 완료된 넥센타이어 창녕공장에 대한 질문이었다. 2009년 창녕공장 건설계획을 발표하자 "땅값이 저렴하고 인건비가 적게 드는 해외로 왜 나가지 않느냐"라거나 "국내에서 채산성이 있겠느냐"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땅값과 인건비 부담이 있을지라도 국내 우수 인력이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면 생산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단연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로 세계시장에 나서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확신했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세계 최고의 최첨단 설비로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기로 결심하고 여러 나라의 공장 설비를 살펴보았다. 결국 창녕공장 설비는 최신 기술 및 자동화를 구현한 유럽의 최고 제품을 도입했다. 원재료 입고에서 완제품 출하까지 전 공정의 물류를 자동화하였으며, 근로자들은 생산 과정만 점검하는 역할을 맡도록 했다. 최고의 품질, 일정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으며, 이것이 '창조 공장'의 핵심이다. 축구장 5개 크기의 태양광발전으로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게 되었고, 자연 채광과 환기 시스템으로 쾌적한 근무환경을 조성했다. "타이어 제조 공장이 아니라 반도체 공장보다도 훨씬 쾌적하다"는 찬사도 들었다. 1단계 증설이 완료되자 전 세계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의 방문이 잇따랐고 엄격한 품질 심사를 거뜬하게 통과했다. 미국의 크라이슬러, 유럽의 피아트와 폭스바겐, 일본의 미쓰비시자동차와 거래하게 되었다. 201310KBS 1TV '대한민국 중견기업-작은 거인' 프로그램 첫 방송을 통해 넥센타이어 창녕공장의 현대식 시설이 소개되자 국내 업체들도 관심을 갖고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지역 주민들을 최우선적으로 채용하면서 고향을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와 인구가 늘게 되었다. 창녕군 내 전체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졸업생들을 고용하였다. 그러니 정원을 못 채워 애를 먹는 여타 농촌 고등학교들과는 달리 이들 학교는 학생모집 걱정이 없어졌다. 땅값도 올라 창녕은 경남의 시·군 가운데 거제와 함께 각광받기 시작했다.


8600억원을 투입해 1, 2단계 증설이 완료된 창녕공장은 1200, 관련 회사까지 포함하면 약 2000명 고용을 창출한 셈이다. 6400억원가량 추가 투자하는 3, 4단계 증설이 완료되면 약 1000명의 일자리가 더 늘어날 것이다.


땅값이나 인건비가 조금 더 드는 국내에서라도 최고의 설비와 최고의 기술로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세계와 경쟁하면 분명 승산이 있다. 일자리가 늘어나 지역 사회가 활성화되고, 주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되었으니 얼마나 보람된 일인가. 고정관념을 뛰어넘은 '창조 공장'으로 지역사회와 상생의 길을 계속 달릴 것이다.


매일경제 201546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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