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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의 신임집행부에 거는 기대

   
<2012년 6월6일 국제신문 CEO칼럼>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에 새로 취임한 조성제 회장의 분주한 행보가 연일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다.
기업을 직접 방문해 애로 사항을 청취해서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전국 상의 가운데 처음으로 중소기업
대상의 '신입사원 통합연수'를 실시한다고 한다. 또 김해공항의 가덕 이전을 위해 '국제공항공사법 제정 시민토론회'도 개최했다.
조 회장이 하고 싶은 사업은 이것만이 아닐 것이다. 그가 두 달 전 취임 때 밝힌 계획만 보더라도 가덕도신공항 건설과 도심 철도시설의 외곽 이전, 북항 재개발, 문현금융단지 활성화에서부터 부산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와 새 시장 개척, 취업정보 네트워크 확대 및 일자리 창출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다.

부산상의 회장은 우리나라 제2도시인 부산 경제계의 수장이면서 동시에 비수도권에서 가장 경제 규모가 큰 동남권의 대표적 경제인이기도 하다.  
지역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전국적으로도 그만큼 위상이 높다. 지역기업을 대표해서 정부 부처나 청와대, 정당의 고위 인사들을 만나 정책을 건의하고 지원을 요청할 때도 있고, 부산시장과 공동보조를 취하며 지역개발에 적극 나서기도 한다.


위상만 높은 것이 아니라 책무 또한 무겁다. 지역의 현안사업이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역대 부산상의 집행부는 하나같이 전투를 치르듯이 사업을 진행시켜야 했고, 수모를 감수할 때도 있었다. 그러고도 성사가 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부산상의 회장직을 9년간 맡았던 필자의 경험으로는 지역경제가 좋지 않을 때일수록 기업인과 시민들은 상의가 더 큰 역할을 맡아주기를 기대한다. 상의의 본분이 지역의 상공업 발전을 위해 광범위한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지만 상의를 단순히 상공인들만의 단체로 생각하는 시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취임 초에 '상공인에 의한, 상공인을 위한' 상의의 역할과 함께 지역사회 발전에 대한 책임도 나누어 가지겠다고 밝힌 것도 그런 이유라고 여겨진다. 요즘 지역경제 사정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고, 유럽 위기 등 돌출변수가 많은 시기여서 내심 걱정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시간을 쪼개써야 할 정도로 바쁜 조 회장을 비롯한 신임 집행부에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부울경 광역경제권에 대한 관심을 높여 달라는 것이다. 최근 부울경의 광역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남권 광역교통본부'가 출범하는 등 부울경이 하나가 되기 위한 움직임이나 논의가 활발하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부울경 상의들이 함께 나서 달리는 말에 채찍을 쳐줄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면에서 일본 간사이 지방을 대표하는 교토, 오사카, 고베 등 3개 도시의 상공회의소 사례는 부울경이 한 번쯤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흔히 3개 도시의 머리글자를 따 게이한신(京阪神)이라고 부르는데, 이들 3개 도시의 상공회의소는 1980년대 초반에 각자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긴밀히 협력하는 '게이한신 상공회의소'를 결성했다. 동남권 같으면 부산상의와 울산상의, 또 경남을 대표하는 지역의 상의가 협력하는 형태다. 그렇게 해서 이룬 성과가 오사카만을 매립해 만든 간사이국제공항과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인 아카시해협대교 건설을 비롯해 3개 도시의 여름축제, 국제 원예박람회 개최 등 상생을 위한 프로젝트가 많다.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사고 이후에는 국가의 위기관리를 위해 수도 기능을 도쿄권 한 곳에서 오사카를 중심으로 간사이로 분산시켜야 한다는 '수도 기능의 이원화' 주장을 하고 있다. 3개 상의의 이런 노력은 간사이의 7개 광역단체가 도쿄권과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2년 전에 일본 최초로 광역연합을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
필자가 상의 회장으로 있을 때 관심을 가지고도 하지 못했던 일을 후임 회장에게 부탁드리는 것 같아 염치가 없지만, 조 회장의 의욕이 워낙 왕성해 보여서 참고라도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주제 넘게 이야기를 꺼집어내 보았다.
조 회장을 비롯한 새 집행부가 많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부산상의 역사에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우면서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굳게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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