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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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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정책제언] 목전에 다가온 메가시티 실현
부울경의 많은 사람이 꿈꿔왔던 동남권 광역연합이 메가시티라는 이름으로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3개 시도로 나눠지기 전의 옛 경남으로 돌아가 상생과 협력으로 공동발전을 이룰 것이란 큰 희망을 갖게 됐다. 도시와 도시가, 도시와 농촌이 서로 연결돼 경제를 발전시키고 삶의 질을 높여 미래세대인 청년이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부울경은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 동질성을 갖고 있는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이며, 경제 및 산업 간 연계가 긴밀하다. 이런 기반 위에서 동남권 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한 경제계와 시도 발전연구원을 비롯한 학계에서 20여 년간 광역연합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3개 광역지자체도 여러 번 시도했고, 시범적 사업도 벌였다. 그러나 성과는 미미했다.

기초지자체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릴 때가 종종 있는데, 광역지자체가 3개나 되면 지역·정치적으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3개 시도의 시장·지사는 같은 정당 소속일 때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도 상생과 협력에 대한 원칙적 발언만 하고 이렇다 할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지자체와 정부 정치권의 입장이 달랐던 것도 그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겠다.

그런데 소속 정당이 다른 부울경 3개 광역자치단체장이 의지를 갖고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다. 결성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결정해 놓고 특별지방자치단체인 ‘동남권 특별연합’을 만들겠다고 공표했다. 또 동남권 특별연합장과 특별연합의회를 두고, 집행기구인 사무처도 설치하기로 했다.

모든 일은 다 때가 있는 법이다. 지난해 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되는 등 정부와 정치권의 입장도 예전과 달라졌다.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말고 전력을 투구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팬데믹으로 고통받고 있으나 따지고 보면 코로나19는 머지않아 극복될 한시적 문제이고, 광역행정연합이나 메가시티는 이보다 훨씬 더 부울경 시도민의 삶과 직결된 중차대한 과제이다. 메가시티는 또 수도권과의 경쟁에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진 한국 제2 경제권의 생존 문제이기도 하다.

지난해 3개 시도의 경제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2000여 명이나 되는 인사가 참여해서 결성한 민간기구인 동남권발전협의회의 역할도 주목된다.

준비 단계부터 국토균형발전과 지방분권, 광역연합을 목표로 한 이 협의회가 메가시티 결성 전에 발족돼 민관 협력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매우 뜻 깊은 일이다. 요즘 이 협의회에 고액의 자발적 후원금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움직임이 메가시티에 대한 동남권 주민 염원과 기대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메가시티란 큰 집을 지으려면 난관도 적지 않게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재해에도 견딜 수 있게끔 굳건하게 지반을 다지고 큼직한 주춧돌부터 놓아야 한다. 메가시티는 본질적으로 정치의 영역이 아닌 경제와 생활의 문제다. 정권과 자치단체장의 성향에 관계없이 메가시티가 절대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법과 제도를 완벽하게 정비하는 방안을 찾고, 특별연합의 조례와 규칙 제정에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

충청권 호남권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광역연합을 결성하려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남권이 그 선두에서 자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광역경제권을 만들고, 수도권에 대응하는 양대 축을 만들기 위해 나섰다. 광역화는 지역의 덩치를 키우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세계적 흐름이기도 하다.

메가시티가 순조롭게 출범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가덕 신공항이 완공된 뒤 2030 세계박람회가 개최된다면 그 유발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부산은 제3의 도시로 추락할 위험에서 벗어나고 경남 울산이 함께 도약하면서 광역연합의 인구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세계박람회가 ‘동남권 월드엑스포’로 전 세계에 소개되고, 가덕신공항에 내린 수많은 외국인이 동남권 관광루트를 따라 다니면서 부울경 명승지와 문화유적을 구경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넥센그룹 회장·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2021.05.02. 국제신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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