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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차 경남경제포럼 조찬세미나 특강>
<동남권 발전과 우리의 역할>

- 창원상공회의소 주최
- 204차 경남경제포럼 조찬 세미나 특강
- 2017년 6월 22일 창원호텔 3층 목련홀

최충경 회장님을 비롯한 창원상공회의소 회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기업경영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바쁘실 텐데,
경남경제포럼에 참석하셔서, 미래를 위해 공부하시는 모습을 보니
무척 흐뭇합니다.

이번 특강의 제목은 ‘동남권 발전과 우리의 역할’입니다만,
50여 년 동안 기업 경영을 하면서 제가 걸어온 길을 먼저 소개해드리고,
동남권 발전 방안을 함께 모색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저는 1939년 경남 진주시 이반성면에서 태어났습니다.
500석 이상 농사를 짓던, 시골에서는 부잣집이었습니다.
세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중학생 때 아버지가 작고하였습니다.
자유당 때 농지개혁을 하는 바람에 논과 밭은 소작인들에게 돌아갔고,
농지증권은 집안 어른이 사업을 한다며 모두 날려버렸습니다.

가세가 기우는 바람에 어렵게 어렵게 공부하였습니다.
마산고등학교를 거쳐 군복무를 마치고 부산 동아대 법대에 입학하였습니다.
돈을 벌어가며 학교에 다니느라 고시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6년만에야 대학을 졸업하였습니다.

대학 졸업 후 지금의 아내인 이웃마을 아가씨와 결혼하였습니다.
처삼촌 두 분이 일본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그 인연으로 중고 화물자동차를 일본에서 수입하여 판매하였고,
직접 운영하는 운수회사를 차렸습니다.
옥정산업과 옥정운수입니다.

또 일본에서 목격했던 바퀴가 세 개 달린 일명 삼발이 자동차를
기아산업에 제조 의뢰하여 용달차라고 이름을 짓고
부산의 좁은 골목길이나 이면도로에서 운행하였습니다.


당시 운수회사의 수입은 적지 않았지만
타이어 수리와 교체에 지출이 많았습니다.

이런 계기로 타이어 제조업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타이어 재생공장인 흥아타이어 주식회사를 인수하였습니다.
자동차 튜브를 본격 생산하여 기아산업 등에 납품하고 중동에 수출하였습니다.
이때 일본 스미토모 고무에 납품하게 되었는데,
사장과 공장장, 품질 책임자를 일본에 오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타이어는 인명과 관계되는 제품인데,
타이어의 한쪽은 두껍고 다른 한쪽은 얇다,
접촉 부분이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을 설득하여 기술제휴를 맺어 기술 지도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 후 스미토모에 계속 수출하였고, 미국 시장에도 진출하였습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미국 제품의 30% 가격에 불과하여 인기를 얻었습니다.

미국의 타이어 쇼와 독일 에센 타이어 박람회에 참가하면서,
굿이어나 파이어스톤 같은 유수의 타이어 제조업체에 수출하게 되었습니다.

공장 확장의 필요성이 제기돼 김해 안동공단 2만평 대지에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을 지었습니다.

그 공장이 넥센타이어의 모기업인 ㈜넥센입니다.

1980년대 후반 1억 달러 수출을 했는데, 당시로서는 큰 금액이었습니다.

1994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에 나가 무난히 당선되었습니다.
당시 부산은 변변한 대기업이 없었습니다.
합판, 신발 기업들이 몰락하거나 해외로 이전했습니다.
성장 동력이 없었습니다.

그 때 삼성그룹이 자동차 회사를 설립하려고 추진했습니다.
기존 자동차 업계는 반대하였고, 김영삼 정부도 불허하였습니다.
저는 부산 기업인들과 시민단체와 함께
각계 인사들을 만나 삼성차 유치운동을 벌였습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당시 유치한 삼성자동차는
지금 르노삼성차의 전신입니다.

부산이 금융 중심지가 되어야 부산 울산 경남 등
동남권이 발전하리라 확신했습니다.
김영삼 정부 막바지에 선물거래소를 부산에 유치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후보에게 선물거래소 부산 설립을
공약 1호로 채택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이후 재경원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김 대통령의 지원으로 선물거래소가 부산에 설립되었습니다.

오늘날 한국거래소 본사가 부산에 자리 잡게 된 계기가 되었고,
부산에는 63층 높이의 국제금융센터가 들어섰습니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3당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가
부산상의에서 열렸습니다.
저는 후보들에게 유명무실한 수도권정비계획법을 개정하여,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 공동화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김대중 후보가 당선되어 수도권정비계획법을 다시 개정하여,
대기업과 4년제 대학의 수도권 내 신·증설을 억제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삼성의 백색가전이 광주로,
반도체 공장이 충남 탕정으로 옮겼습니다.

부산은 큰 혜택이 없었습니다만, 오늘날 충남과 충북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외환위기 이후 부도난 우성타이어를 인수해 넥센타이어를 출범시켰습니다.
먼저 우성타이어 부실의 원인이 무엇인지 면밀하게 살폈습니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영업정책도 없었습니다.
연구개발 기능도 취약했습니다.
강성 노조로 인해 노사협력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투명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회사의 실적은 직원과 주주에게 공개하였고,
주요 현안은 노조와 먼저 상의하였습니다.
18년째 상장사 가운데 가장 먼저 주주총회를 개최하였습니다.

품질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중국, 미국, 독일에 연구소를 차리고,
석·박사급 연구원을 충원하여 지금은 약 400명에 가깝습니다.


수출이 생산량의 75% 가량되므로 브랜드 가치가 기업의 생명입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라스베이가스의 세마쇼, 독일 에센쇼,
중국 상하이 모터쇼 등 세계적인 타이어 박람회와
자동차 박람회에 참가하였습니다.

넥센히어로즈 프로야구단을 후원했고, 유럽과 미국의 자동차 경주팀이나
유망주를 후원했으며, KLPGA 넥센 세인트나인배 마스터즈와
프로암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애버튼, 토트넘 등 영국 프리미어리그 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넥센브랜드를 노출시켰고,
분데스리가와 스페인, 이탈리아 프로축구 경기장에서도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체코의 아이스하키 경기장에서도 브랜드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우성을 인수한지 3개월만에 법정관리에서 벗어났고,
이듬해 넥센타이어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다음 100년까지 고객과 함께 하는 기업이라는 의미입니다.



17년 동안 연평균 2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해
세계 타이어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였습니다.
지금은 우성타이어 인수 당시보다 10배 이상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조성한 중국 칭다오 부산공단에
넥센타이어 공장이 가동 중이며,
경남 창녕에 1조 원 가량을 들여 최첨단, 친환경 공장을 만들어
가동하고 있습니다.
창녕의 땅값이 오르고 인구가 늘어났습니다.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체코 자다츠 지역에 1조 2천억 원을 들여
새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내년에 완공돼 가동되면 유럽 유수의 자동차 회사에 공급할 예정입니다.

이제 동남권의 현실을 짚어보고 발전 방향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만,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수도권의 인구 비중은 1960년대만 해도 20.8%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49%,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서울 인천 경기에
인구의 절반이 몰려있으니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의 동경은 30%, 영국 런던은 20%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산 울산 경남이 차지하는 인구 비중은 1960년대만 해도 16.7%로
수도권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지금은 15.8%로 오히려 낮아졌습니다.
그만큼 부산 울산 경남이 답보상태였다고 할 수 있으며,
수도권은 급팽창하였습니다.

경제력 집중은 더욱 심각합니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상장회사 1,947개 가운데
72.3%인 1,408개 회사가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서울이 809개로 41.6%, 경기는 532개 27.3%,
인천이 67개 3.4%였습니다.
이에 비해 부산은 85개, 경남 76개, 울산 24개였습니다.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서울이 전체의 48.8%, 경기는 33.3%, 인천은 2.7%로
수도권의 비중은 85.7%에 달했습니다.

자금이 수도권에 몰려있고,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으니
인구가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통계청이 조사한 2015년 기준 사업체 수도 경기가 82만8,000개로
전국의 21.4%를 차지했고, 서울이 82만 1,000개로 21.2%였습니다.

이에 비해 부산은 27만9,000개로 7.2%에 불과했습니다.
수도권 전체의 사업체 수는 183만5,000개로 47.4%로 2010년에 비해
16.1% 증가했습니다.

특별시 광역시 자치시를 합친 8대도시는 46.5%였는데 2010년에 비해
12.5%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일자리가 늘어난 경기는 인구가 1,248만 명으로 전국의 24.4%로
19.4%인 서울을 추월하였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김대중 정부가 출범할 때
수도권정비계획법을 강화하여
수도권에 공장의 신·증설과 4년제 대학의 설립을 억제하였습니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은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판교테크노밸리는 IT(정보기술), BT(바이오기술), NT(나노기술) 중심의
첨단 혁신 클러스터로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만들어졌습니다.

SK케미칼, 포스코ICT, 한화테크윈, LIG넥스원 등 대기업 계열사와
안랩, 넥슨, 엔씨소프트 등 굴지의 IT·게임업체,
그리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자부품연구원 등
첨단기술 관련 연구기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입주 기업은 1,100여 개, 임직원 수는 7만 500여 명에 달하며
연매출 70조 원에 육박합니다.

성남시는 과밀억제권역인데도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공업지역을 해제하면서,
새로운 공업지역을 지정하는 편법을 동원한 것입니다.

김포공항에 가까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는 10년 전만 해도
도심에서 농사짓는 풍경을 볼 수 있던 곳입니다.
1990년대 말 서울시장을 지낸 조순 씨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땅’이라며
개발계획에서 제외시켰던 곳입니다.

그런데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 육성과 서울의 경쟁력 회복이라는
명분으로 연구개발 및 신기술 산업의 인큐베이터로
미래지식 첨단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인천 경제자유구역 내 송도국제도시에 인천글로벌캠퍼스가 있습니다.
동북아 글로벌 교육허브를 목표로 중앙정부와 인천시가
1조 원의 재원을 투입하여, 외국 명문대학 10개를 유치해
1만 명의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공동캠퍼스를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2012년 미국 뉴욕주립대가 개교한데 이어 미국 조지메이슨대, 유타대,
벨기에 겐터대 등 4개 대학이 문을 열어
4,000여 명의 학생들이 재학중입니다.

수도권정비계획법 위반이 명백합니다.
그러나 정부와 인천시는 법률 개정이 필요 없는 시행령을 통해
인천경제자유구역을 과밀억제권역보다 규제 수위가 한 단계 낮은
성장관리권역으로 분류해 대학을 설립한 것입니다.

4개 대학은 5년 동안 캠퍼스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고,
1년에 운영비 10억 원을 4년 동안 지급받는 특혜마저 받고 있습니다.


이러다간 지방은 텅 비고 수도권만 북새통을 이룰 지경입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이 비록 유명무실하지만,
이 법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지역은 충남입니다.

1995년 7월 민선 지방자치단체가 출범한 이후 20년 동안
지역내총생산(GRDP)이 경남은 104% 늘어나는데 그쳐
전국 평균인 239%에 한참 못 미쳤습니다.

부산은 173%, 울산은 광역시로 승격된 1998년에 비해
154% 증가하였습니다.
부산 울산 경남 모두 걸음마 수준의 발전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충남은 475% 성장해 성장률 전국 1위였습니다.
경기도가 327% 증가해 전국 2위, 충북은 240%로 3위,
경북은 238%로 4위였습니다.

성장은 일자리와 직결됩니다.
2016년 7월 기준으로 전국의 취업자 수는 2,660만 명으로
1995년 말보다 30.3%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동안 경기도는 취업자가 91%,
인천은 50% 증가하였습니다.
대전은 48.1%, 충남은 46.5%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전남은 ?5.8%, 부산은 ?2.5%, 경남은 ?0.6%였습니다.
울산은 조선업 불황 탓에 근로자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기업이 지역사회의 미래이자 국가의 미래입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오는 7월 1일부터 가동이 중단되면
연관 산업을 포함해 군산의 근로자 가운데 4분의 1인 6,300명이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2만 명의 생계가 달려 있습니다.

이에 비해 충남 서산시는 지난해 20개 기업을 유치하려고 했는데
42개 기업이 공단에 입주했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20∼30대 여성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충청북도 오송첨단의료산업단지에는 미국의 명문 사학
존스 홉킨스대학과 충북대의 공동 연구센터가 건립돼
항암제 개발에 나선다고 합니다.
정부와 충북도, 청주시가 예산을 지원하고 미국 연구진이 파견됩니다.

또 오송첨단의료산업단지의 발전 모델이
말레이시아 조호르 의약복합단지로 수출됩니다.
충북에는 오송 이외에 보은에도 국가산단이 가동중입니다.

충북의 오창 외국인투자지역은 면적이 80만 6000㎡인데,
12개 외국인 기업이 입주해 있습니다. 입주율 100%입니다.
충북에는 외국인 투자단지가 모두 3곳 외국인 기업에 제공되었습니다.
첨단산업단지 하나가 지역사회의 발전을 견인하는 좋은 사례입니다.

전북에는 군산 국가산단, 군산 2국가산단, 익산 국가산단 등
3개의 국가산업단지가 있습니다.

전라북도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3배, 파리의 4배,
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달하는 새만금 매립지에 큰 기대를 합니다.
국공유지인 이 땅을 100년간 기업에 임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중국과 가까운 위치이므로 새만금이 국가산단으로 본격 조성되면
기업을 끌어들이는 블랙홀이 되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부산 울산 경남의 분발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방분권 개헌이 이루어지고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본격화해야 합니다.
수도권 규제가 강화되면 수도권의 기업이 수도권과 인접한
충남, 충북, 강원지역으로 유입되고,
수도권 규제가 완화되면 부산과 경남의 기업이 수도권으로 옮겨갑니다.

그렇다면 중앙정부의 지원이나 정책이 아니더라도
부산·울산·경남 지방정부 차원에서라도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지방정부는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지방선거 때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번 개헌은 중앙정부와 지방이 상생하는 지방분권 개헌이
되어야 합니다.
자치입법권, 행정권, 재정권, 복지권 등 4대 지방자치권이 보장되고,
지방일괄이양법이 제정되며, 대기업 본사의 지방 이전을 촉진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진정한 지방자치를 하려면
지방정부가 법률을 만들고 예산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새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기존의 지방자치발전위원회와 지역발전위원회를 통합해서
가칭 ‘지방분권·균형발전위원회’를 설립하여
10조 원 가량의 특별회계를 조성한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전국의 각 지역이 저마다의 특색에 맞게 발전전략을 세우고
추진할 수 있는 시대가 조속히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창원 기업인 여러분
저는 4년 전 창원 KBS홀에서 개최된 동남권포럼 특강에서
경남과 부산, 울산의 상생발전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홍준표 경남지사, 허남식 부산시장, 박맹우 울산시장이 참석하였으며,
세 분 모두 공감을 표하고 힘을 모으기로 약속하였습니다.

2010년에는 부산·울산·경남의 광역의회 의원님들을 모시고
세 지역의 상생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취지에는 다들 공감하면서도 아직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일본의 오사카부, 교토부, 시가현 등 3개 광역자치단체의 지사들이
2008년 여름 일본 최대 호수이면서 명승지인 비와 호수를
배를 타고 둘러보면서 호수 물을 함께 떠마시는 장면이
TV를 통해 일본 전역에 방송됐습니다.

당시 일본 정부는 3개 광역단체 지역을 거쳐 흐르면서 농업 및 상수도,
공업용 수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도가와 강에
댐을 여러 개 건설하려고 했습니다.

이 댐 건설문제와 관련, 지자체의 이해가 상충되는 부분이 많았고
민원도 많았습니다.

3개 지역의 지사들은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여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이런 신뢰를 기반으로 2012년 12월, 오사카부와 교토부, 효고현, 시가현,
와까야마현, 돗토리현, 그리고 도쿠시마현 등 7개 부·현이
간사이광역연합을 결성하였습니다.
공동행정을 펴며 서로 협력하며 동경권과 경쟁하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일본도 도쿄 일극체제가 강화되면서 간사이 지역의 인구와 기업이
빠져나가 도쿄지역에 집중되었기 때문입니다.

간사이광역연합의 규모는 일본 전체의 9%인 3만4,755㎢ 면적에
17%인 2,228만 명의 인구가 밀집해있고,
2012년 기준 지역내총생산이 82조 엔으로 전국의 16%를 차지합니다.

간사이광역연합은 2040년에 지역총생산 규모를 180조 엔으로 늘려,
일본 전체의 25% 수준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방재 관광 문화 스포츠 산업진흥 의료 등 7개 분야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항만과 국도, 하천 종합관리도 맡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국제회의나 관광 홍보를 할 때 오사카나 교토 등 개별 도시보다는
간사이라는 공동브랜드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간사이 지역의 산업체와 대학, 연구소의 산학연 협력도 활발합니다.

우리도 부산 울산 경남이 합치면 인구 800만 광역연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인구 800만인
부울경 특별시를 만들자고 강조해왔습니다.
여러분들에게 나눠드린 ‘부울경은 하나다’라는 책자도 펴냈습니다.

부울경 특별시를 당장 만드는 것은 결코 손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역사나 문화, 정서적으로 일맥상통하는 세 지역이
손쉬운 부분부터 상생협력을 시작했으면 합니다.

혐오시설의 공동이용, 시외버스노선 조정, 관광 진흥,
교육 연구기관의 공동 연구나 성과물 공유 등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제가 4년 전 동남권포럼 특강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남도가 미래 먹거리 50년 사업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진주 사천의 항공우주산업, 산청 함양 거창의 한방 항노화산업,
양산의 양방 항노화산업, 밀양의 나노산업,
그리고 남해 일대의 힐링아일랜드사업 등입니다.

특히 항공우주산업의 경우 진주 사천지역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되었고,
국산 T-50A 고등군사훈련기가 미국의 차세대 훈련기로 선정되면
확실한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천에서 진주를 거쳐 거제에 이르는 남부내륙철도도
머지않아 착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남에 구축된 사회간접자본 시설과 각종 인프라는
부산과 울산에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정부가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저항도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행정구역의 통합도 필요합니다.
창원과 마산, 진해가 합쳐 통합 창원시가 되었고,
광역시 승격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도 통합하였습니다.


최근 부산에서도 원도심지역인 중구, 서구, 동구, 영도구를 통합하자는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경남에서도 행정구역 통합으로 규모의 행정을 펼쳐야 합니다.
저는 진주와 사천, 산청을 통합하여 인구 100만인 서부경남 거점도시로
육성되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주장한 바 있습니다.

도시 인프라가 굳건하게 갖춰지고,
교육과 문화 등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사람살기 좋은 도시가 되어야 성장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우선 동남권부터 단합하고 지혜를 모아 상생발전함으로써
수도권 집중을 막고 전국이 골고루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제 경영 철학을 잠깐 말씀 드리겠습니다.
심청사달(心淸事達)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이 맑으면,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면 일이 잘 된다는 뜻입니다.

기업은 이윤을 얻기 위해 존재하는데
이윤을 남기려는 의지나 행동을 나무랄 수 없습니다.
다만 지나치고 무리한 욕심은 오히려 일을 망치게 됩니다.

같은 의미로 천고마비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골프를 칠 때 천천히, 고개를 들지 않고, 마음을, 비우고 치면 잘 맞습니다.
머리글자 한자씩 모으면 천고마비가 됩니다.

저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잠을 자다가도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일어나 메모를 합니다. 심사숙고한 뒤 결정했습니다.
판단은 신중하게, 행동은 신속하게 해왔습니다.

어느 경영학 교재에 ‘스피드 경영’이라고 소개되었습니다.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사회공헌활동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월석선도장학회를 설립하여 2003년부터 1년에 두 차례
법무부 법사랑부산연합회가 추천한 학생 1,500여 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였습니다.
KNN문화재단을 통하여 부산 경남의 중·고생에게
15억 원 가량 장학금 지원을 하였으며,
2008년 넥센월석문화재단을 설립하여 중·고생들에게
장학금 15억 원 가량 지원하였습니다.

독거노인들과 삼랑진 오순절 평화의 마을 같은 사회복지시설을
지원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사회공헌활동을 점차 확대해나갈 생각입니다.

장시간 경청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창원호텔 201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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